“Trigger: 다양한 고무줄총의 메커니즘 탐구”
- 정병규 첫 번째 개인전 / 복합문화예술공간MERGE
- 2025.03.14.(금)~ 2025.03.25.(화)
- 50X70Cm 액자에 고무줄총 배치
취미로 유튜브와 온라인 카페에서 다양한 고무줄총 도면을 따라 만들며 연구하다가 점차 나만의 방식으로 창의적인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고, 그 가능성을 실감했다. 단순한 놀이 도구를 넘어 발사 메커니즘을 탐구하고 조형적 요소를 결합한 창작을 이어가며, 이번 개인전을 통해 그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
고무줄총과 나의 석사졸업전 이후 첫 전시회
어린 시절, 아버지는 집 안에 굴러다니던 작은 실패에 고무줄을 감아 움직이는 장난감도 만들어 주셨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대학교에 근무하면서 바쁜 생활 속에서도 그리는 것보다는 틈틈이 무언가를 손으로 만들고 그리는 게 좋았다. 그냥 물감이나 붓으로 그리는 그림보다 질감을 가지고 그 속에 빛이 들어가고 움직이고 반응하는 그런 것들이 더 끌렸다. 그러다 우연히 온라인 카페에서 다시 고무줄을 만났다. “다 큰 어른들이 고무줄총이라니…”




다 큰 어른들이 만든 고무줄총은 어린 시절 나무젓가락을 엮어 대충 만들던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삼각 기어, 십자 기어, 블로우백 등, 세상이 넓은 만큼 고무줄총의 세계도 깊고 다양했다. 그런 고무줄총에 매료되어, 세상의 고무줄총을 모두 모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틈틈이 고무줄총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RBguns, Parabellum, oggcraft, Gunsk2009, TENKOU KAKU 같은 채널을 찾아 공개된 도면을 하나씩 따라 만들었다. 그러다 나만의 방식을 찾아 창의적으로 하나둘씩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든 고무줄총이 어느덧 내 방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아졌고, 친구 아들들에게 나눠주고도 남을 만큼 되었다.




내 방에 걸린 고무줄총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전시회를 해보라고 권했다. 나는 “나중에 더 모아서 고무줄총 박물관을 만들 거야”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다 2019년 처음으로 “메이커페어 서울”에 힘들게 연발이 되는 고무줄총을 들고 갔는데, 어린 친구들의 반응이 너무나 대단했다. 가끔 미대 친구들의 전시회에 여러번의 단체전에 참석해 보기는 했지만, 석사 졸업전 이후에는 개인전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우연히 지인의 전시 장소를 소개해 주러 갔다가 같이 일을 저질렀다. 한참 나의 첫 전시회를 한다면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그때 기뻐하던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고무줄총, 기계와 조형의 조화
고무줄총은 단순한 놀이 도구를 넘어 창작과 기술, 조형과 심리적 요소가 융합된 흥미로운 도구다. 나는 수년간 전 세계, 특히 독일과 일본에서 다양한 개인들이 여러 가지 방법과 재료를 활용해 고무줄총을 제작하는 과정에 관심을 가져왔다. 여러 가지 공개된 도면을 통해 다양한 발사 메커니즘을 접하며 직접 고무줄총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무줄총은 단순한 놀이 도구를 넘어 기계적 트리거의 발사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조형적 아름다움이 결합된 트리거를 활용해 더욱 다채로운 고무줄총을 제작해 보았다.
Baeni Falcon
많은 기능을 가진 고무줄총을 제작해 보았지만, 아쉽게도 기능이 많고 구조가 복잡할수록 만들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금방 망가진다. 그래서 단 7개의 부품과 볼펜 스프링을 이용해 몇 번을 쏴도 고장 나지 않는, 단순하지만 명중률이 우수한 튼튼한 연발 고무줄총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내가 디자인한 Baeni Falcon은 독수리의 입과 머리 모양을 연상시킨다. 이 고무줄총은 실제 총기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며 개발되었으며, 단순한 발사 기능을 넘어 조작감과 반응성, 그리고 다치지 않는 최적의 길이(24cm)에 초점을 맞추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으며, 고장 나지 않는 튼튼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비교적 정확한 조준이 가능하다. 단순한 사격 놀이를 넘어 구조적 이해와 창작의 즐거움을 경험해 보기 바란다.
아래 1:1 도면이 있으니 필요하면 출력하여 도전해 보길 바란다. 단, 다루기 쉬운 재료를 사용하고, 제작 과정 및 완성 후에도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안전이 최우선!)
- Baeni Falcon Blueprint(좌), 다양한 소재로 만든 baeni Falcon 고무줄총(우)
Baeni Storm
이번 전시를 위해 만들어본 권총 형태의 모형에 블로우백 기능을 넣은 Baeni Storm은 사각 기어 방식의 풀오토 시스템을 적용한 고무줄총이다. 7발(No.16 고무줄) 장전이 가능하며, 연속 사격으로 부드럽고 끊김 없는 슈팅 경험을 제공한다. 견고한 구조와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안정적인 조작과 편안한 사용감을 보장한다. 이름 그대로 빠르고 유려한 성능을 발휘하며, 속도와 액션을 즐기는 이들에게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다.
아직 시험 설계 단계로 포멕스로만 제작되었기 때문에 기어 마모로 인해 많이 쏴볼 수는 없지만, 조만간 자작합판 등의 단단한 재료를 이용하여 추가 제작해볼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아래 1:1 도면이 있으니 필요하면 출력하여 도전해 보길 바란다. (안전이 최우선!)


- Baeni Storm Blueprint(좌), baeni Storm Protype(우)
아래는 유튜브에 공개된 설계를 통해 만들어본 대형 고무줄총이다. 크기는 크지만 구조 자체가 매우 복잡해 제작에 거의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AK47, MP40, 원체스트 M1866, L96A1, PM-9 등 실제 총기를 토대로 만든 고무줄총으로, 기존 실제 총기의 사용 방식과 매커니즘을 매우 유사하게 구현해 놓았다. 이 고무줄총을 보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아래 RBGuns가 공개한 MP40은 내가 만든 고무줄총 중 가장 만들기 힘들었던 작품으로 기억된다. 작동 원리와 구조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작동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성할 수 있었고,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나는 기존 부품에 좀 더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무게감을 주기 위해 베어링을 추가했다.

고무줄총의 내부를 살펴보면 크기와 관계없이 복잡하고 아주 멋진 부품과 발사 메커니즘 아이디어들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큰 총을 만들 때는 부품 하나하나를 갈고 다듬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는 작업이다. 내부 부품은 큰 충격으로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단단한 자작합판을 이용해 제작했다.


기존 총기를 흉내 낸 이런 고무줄총은 디자인이 재미있고 원리도 잘 구현되어 있다. 둘 다 뒤를 때려서 발사되는 타격식으로, 내부 고무줄총에 의해 발사되는 원리라서 고무줄을 쏘지 않아도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기종들이다. Derringer는 매우 작지만 내부 구조는 큰 총보다 더 복잡하여, 매우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고무줄총은 교육적·심리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계적 원리를 학습하는 STEM (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제작 과정을 통해 창의적 사고와 탐구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의 고무줄총을 연구·개발하며 그 가능성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무줄총 제작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언젠가 좋은 기회가 된다면, 일본처럼 매년 고무줄총 창작 대회를 개최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트리거가 석사 졸업전 이후 나의 첫 개인전으로서 미술 창작 활동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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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youtu.be/9k_5A90Ta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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